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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가 : 삼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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삼상지탄(參商之嘆)
삼성(參星)과 상성(商星)이 멀리 떨어져 만나지 못함을 한탄하니 인연을 사람의 힘으로 가른다는 것은 역천일까? 아니면 순리일까?
사람이 비록 우둔하여 그 깊은 뜻을 알지 못하나 주고 다시 거둔다는 것은 비록 하늘의 순리라 할지라도 인간에게 있어서는 하늘의 무정함이니, 무정한 하늘을 원망하는 인간의 마음을 막는 것 또한 이를 순리로 보기에는 순리라함에 어려움이 있을지라...
1. 1980년 어느 날.
일 년에 단 한 번 까마귀와 까치가 은하에 올라 다리를 짓는 밤이었다.
상제의 노여움으로 견우와 직녀가 은하를 사이에 두고 멀리 떨어져 서로를 그리워하다 1년에 단 하루 만날 수 있는 날.
그리웠기에 급히 서둘렀건만, 넓디넓은 은하 그 어디에도 이들이 만날 자리는 없었다. 그러니 서러움은 켜켜이 쌓이고,,,
짧은 밤, 은하를 마주하며 눈물로 지새운다 했다.
만나서 서로 살을 부비고, 포옹하고, 연인들만의 정을 나누지 못하였기에 칠석날 밤, 두 연인의 그리움은 천지를 온통 물바다로 만들었다.
땅을 기본으로 살아가는 생령들의 삶이 어렵게 되자, 칠석날 밤 까마귀와 까치가 밤하늘을 올랐다. 은하를 사이에 두고 만나지 못해 애태워 우는 연인들을 위해 그들의 몸으로 다리를 쌓았다. 그리하여 그들의 눈물을 그치게 한 날이라 했다. 칠석을 전후해서 까마귀와 까치의 머리가 벗겨져 있는 것은 그런 사연이라 옛 어른들이 이야기했다.
견우와 직녀가 그들의 머리를 밟고 지났기에, 그들의 몸을 자신들의 머리와 몸통으로 한 여름 밤을 지탱하였기에 그런 흔적이 남는 것이라 했다.
더위가 한 낮을 달구던 8월 열 이드레였다.
타는 듯한 태양에 지친 사물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시원함이었다. 그러나 해가 서산을 넘는다하여 금방 그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였다. 몇 십 년 만에 찾아온 폭서(暴暑)는 이른 여름부터 내내 맹위를 떨쳤고, 그것도 모자라 한 밤중까지 기승을 부려 사람들을 쉬이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게 하였다.
서산으로 해가 사라지면 간혹 선선한 강바람이라도 불만 하건만, 도심 안으로 그런 바람은 쉽사리 불어줄 생각이 없는 듯 하였다.